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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자율주행 등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면서 테슬라, 구글 같은 기업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오늘은 미래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반드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기업을 포스팅할까 합니다. 바로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비야디(BYD)'입니다. 'Build Your Dreams'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비야디는 1995년 설립되었습니다. 배터리 제조 기업으로 출발했지만 2003년 자동차 기업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자동차 시장에 진출했지요. BYD는 배터리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기자동차 개발에 집중했는데요, 차체 디자인, 모듈, 완성차 제조 등에서 상당한 실력을 갖추면서 고속성장을 거듭한 끝에 2015년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208퍼센트 증가한 6만 1,722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테슬라의 5만 574대를 넘는 실적으로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판매량 순위는 1년 만에 7위에서 1위로 수직 상승했지요. 주요 외신은 BYD를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고 있는데요, BYD의 약진을 가능하게 한 경쟁력은 과연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핵심 기술 보유입니다. BYD는 자동차 시장 진출 이전부터 우수한 배터리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2003년 자동차 산업 진출 당시 생산량 기준 니켈 카드뮴 배터리는 세계 1위, 니켈 금속 수소 산화물 배터리 세계 2위, 리튬이온 배터리는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었죠. 전기자동차 핵심기술인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기차 제조를 위한 나머지 기술들은 인수합병으로 쉽게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전기자동차 공급라인의 수직통합을 이룰 수 있었죠. 현재 전기자동차 제조에 필요한 부품 중 70퍼센트 이상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BYD는 배터리를 포함한 다양한 부품을 스스로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BYD F3DM의 가격은 2만 2천 달러로, 4만 천 달러에 판매 중인 경쟁차종 도요타 프리우스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또한, 배터리 기술을 활용해 경쟁사보다 신속하게 전기자동차 개발 및 양산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대중교통 선점 전략입니다. BYD는 전기자동차 진출 시장으로 개인용 차량이 아닌 대중교통을 선택해 신규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오래전부터 각국 정부는 대기 오염 개선을 위해 대중교통 전기자동차 보급을 시범사업으로 시작했는데요,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전기자동차의 공공수요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이렇다 할 시장 선도자는 없는 상황이었죠. 이러한 변화를 꿰뚫어 본 BYD는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을 전기자동차의 새로운 시장으로 판단해 공략했습니다. 버스와 택시는 상대적으로 충전 인프라에 덜 민감할 뿐 아니라, 버스의 경우 주행경로가 일정해 전기자동차의 약점으로 언급되는 주행 가능 거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 전기자동차 보급이 승용 전기자동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용이한 것이죠. 이제 BYD는 중국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대중교통 전기차 시장을 해외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 211개 도시에서 전기 택시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해외 전기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해외에서 직접 전기버스 생산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BYD의 세 번째 경쟁력은 정부의 지원입니다. 중국 정부는 전기자동차를 '신에너지차'와 '에너지 절약차'로 구분하고 '신에너지차'에만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요, 이 전기자동차 구매 보조금 제도가 BYD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신에너지차는 순수 전기자동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만 해당되는데요, BYD는 순수 전기자동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했기 때문에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죠. 반면에 일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중심으로 판매하던 일본 기업들은 구매 보조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신에너지차라고 해도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에 따라 구매 보조금을 차등적으로 지급했는데요, BYD는 업계 최고 수준의 주행 가능 거리를 보유하고 있어 구매 보조금을 최대치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높은 구매보조금 덕분에 BYD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경쟁이 가능한 수준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BYD의 Qin 판매가격은 당초 내연기관 자동차 '뷰익'의 엑셀GT 대비 75퍼센트 비쌌지만, 보조금 혜택을 적용한 실제 구매 가격은 오히려 52퍼센트나 저렴했습니다. BYD는 이미 보유한 배터리 핵심기술을 활용해 전기차 시장에 진출했고, 시장 변화를 정확히 파악해 신규 수요를 창출했는데요, BYD처럼 새로운 시장 진입하고자 한다면, 보유 역량을 활용한 새로운 기회 포착과 신규 수요 발생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정책 의존도가 높은 사업이라면,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관련 정책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