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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런던올림픽은 204개국이 참가한 전 세계인의 축제였습니다. 그런데 이 런던올림픽이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나 되는 무슬림, 즉 이슬람 신자를 배려하지 않아 원성이 높았던 것이죠. 이유가 뭐냐고요? 네. 런던올림픽은 7월 28일부터 8월 13일까지 17일간 열렸는데 그 해 라마단이 7월 20일부터 8월 16일까지라 겹쳤습니다. 이슬람 신자인 선수들은 그 기간 동안에는 낮에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는데 최대의 기량을 보여줘야 했으니 부담이 상당했겠죠? 라마단이 무엇이기에 무슬림이 이토록 철저하게 지키는지, 오늘은 라마단에 대한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라마단은 ‘엄청난 더위’라는 뜻으로, 라마단이 열릴 때는 뜨거운 여름입니다. 해마다 바뀌는 이슬람 달력으로 9월에 해당하는데요. 2015년의 라마단은 6월 18일부터 7월 16일까지입니다. 라마단은 예언자 무함마드가 하나님으로부터 코란의 첫 구절을 받은 것을 기념하는 ‘권능의 밤’이 포함된 달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금식을 통해 하나님에 대한 순종을 나타내고자 합니다. 개인의 잘못과 악행을 속죄하고 인내와 자제력을 기르면서 소외되고 굶주리는 사람을 되돌아보게 하는 의도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슬림은 라마단을 어떻게 지켜야 할까요? 이 기간 동안에 특별히 하지 말아야 할 것, 금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 한 달 동안에는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지는 순간까지 음식은 물론 차나 물과 같은 액체도 먹어서는 안 됩니다. 침을 삼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할 정도입니다. 따라서 단식하고 있는 사람 옆에서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시면 예의가 아니겠죠. 이 기간에는 담배도 피우지 않으니 함부로 권해선 안 됩니다. 비즈니스 상대자도 가급적 이 기간에 만나는 것을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전쟁 중인 군인이나 여행자, 어린이나 노약자, 환자, 임신이나 수유 중인 여성은 어떻게 할까요? 라마단 기간 중에 단식을 면제받을 수 있지만 나중에 단식을 해서 그 일수를 채워야 합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기간 중 선수들은 어떻게 했을까요? 알제리 대표팀을 비롯한 일부 선수는 이 기간 중 단식을 완화하고 대회가 끝난 후 이를 채웠다고 합니다.

 

금식 외에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또 있습니다. 화를 내거나 시기해서도 안 되고요. 큰 소리로 싸워서도 안 됩니다. 폭언과 험담은 물론 폭력도 행사해서는 안 됩니다. 음악을 크게 틀고 듣는 것도 안 되고 컴퓨터 게임 같은 유희에 빠져들어서도 안 되지요. 가정에서는 금욕을 합니다. 모두 반종교적인 행위로 금지됩니다. 심지어 관공서나 은행들도 하루 33시간밖에 일을 하지 않습니다.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대기인원이 300여 명이나 될 정도입니다. 버스 운행시간도 대폭 줄여 여행자들은 라마단 기간인 줄 모르고 여행 계획을 잡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온 국민이 단식을 하니 라마단 기간엔 음식 소비량이 줄어들 것 같은데요. 실제로는 음식 소비량이 평소보다 1.5배나 증가한다고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해가 질 때부터 해가 뜨기 전까지는 식사를 할 수 있는데 이때 폭식을 하기 때문입니다. 밤사이 두 차례 정도 식사를 하는데요. 해가 진 직후에 먹는 이프타르는 달콤한 대추야자 세 알로 시작해 수프와 육류를 차례로 먹습니다. 해뜨기 직전에 배를 채우는 수후르 때는 대개 죽을 비롯한 부드러운 음식이 주류를 이룹니다. 이프타르와 수후르 사이에는 달콤한 과자나 사탕을

많이 먹는다고 합니다. 라마단 기간에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도 있는데요. 견과류와 치즈, 크림으로 속을 채운 아랍 디저트 카타예프가 대표적입니다. 라마단 특별 메뉴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고 하네요.

 

라마단 단식이 끝나면 ‘이드 울 피트르’라는’라는 3일간의 이슬람 축제가 시작됩니다. 이날 오전에는 넓은 예배 장소에서 집단 예배를 드리며 단식이 무사히 끝난 것을 축하합니다. 이웃과 서로 인사를 나누고 친척과 친구 집을 방문해 선물을 교환하는데요. 이때 아이들에게 아이 옷이나 신발, 장난감, 게임기 같은 것을 줍니다. 축제 첫날에는 가난한 사람을 위해 사원에 기부하는 풍습이 있는데요. 이슬람식으로 양을 도살해서 가난한 사람들과 나눕니다. 짧은 기간 동안 수요가 몰리다 보니 이 기간에 쓸 양이 부족해 호주는 물론 프랑스 등 유럽에서 양을 대규모로 수입해 특수가 생기기도 합니다.

 

무슬림은 라마단은 고행이 아니라 축제로 여깁니다. 호텔이나 큰 식당은 특별 메뉴를 마련하고 대규모 행사를 열기도 합니다.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계도 라마단 선물 특수로 붐빕니다. 모든 무슬림은 라마단 기간 중 이슬람의 가르침을 잘 따르면서 사이좋게 지내고자 합니다. 라마단은 무슬림 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기간 동안 서로 같은 공동체에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죠. 라마단 기간! 피해야만 할 것이 아닙니다. 그 의미를 알고 적절히 잘 대처하면 오히려 이 기간 중에 무슬림 고객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