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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본 로봇 슈트를 현실 세계에서 마주한다면 어떨까요? 인간의 신체적인 한계를 넘고, 이미 손실된 근육을 대신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 시장이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데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함께 국내외 많은 기업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습니다.

먼저 국내의 웨어러블 로봇 시장을 살펴보겠습니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의료용 로봇 ‘H-MEX'와 'H-LEX'를 CES 2017에서 공개했습니다. H-MEX는 하반신 마비 환자가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로봇인데요, 이 로봇을 신체에 착용하면 하체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자유롭게 걷고, 나아가 뛸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특히 인체와 로봇 간 상호작용 제어 기술로 사람의 판단과 의지를 센서로 측정하고 처리해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GEMS’를 선보였습니다. GEMS는 로보틱스(robotics) 기술을 기반으로 보행과 운동 기능을 증진시켜 일상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웨어러블 로봇입니다. GEMS는 고관절, 무릎, 발목 등에 착용해 보행에 관여하는 주요 근육 부하를 덜어주는데요, 특히 2020년 9월 국내 기업 최초로 국제 표준 'ISO 13482' 인증을 받아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LG전자는 ‘IFA 2018’ 전시회에서 웨어러블 로봇 ‘LG 클로이 슈트 봇(LG CLOi SuitBot)’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이 로봇은 산업현장부터 일상생활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하체 근력 지원용 웨어러블 로봇인데요, LG전자는 추후 착용자의 움직임과 주변 환경의 데이터를 학습, 분석해 위험을 예측하고 회피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클로이 슈트 봇에 적용할 예정입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기업들의 웨어러블 로봇 개발과 출시 또한 활발한데요,
최근 공상과학 영화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 인간의 신체 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탄생한 외골격 웨어러블 로봇이 등장해 화제가 됐습니다.

로봇 개발 업체 사 코스 로보틱스(Sarcos Robotics)는 인간의 신체 능력을 20배 강화시키는 웨어러블 로봇 가디언 XO(Guardian XO)를 개발했습니다. 가디언 XO는 몸 전체에 착용하는 전신형 웨어러블 로봇으로 사람이 일하는 방식을 능률화하도록 설계되었는데요, 배터리를 장착한 후 최대 8시간 동안 작업이 가능합니다.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며, 가디언 XO을 착용할 경우 최대 200파운드(90kg)의 짐을 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

사 코스 로보틱스는 2000년부터 웨어러블 로봇 개발을 추진해왔는데요, 특히 가디언 XO는 TIME의 2020년 100개 발명품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가디언 XO는 전시 상황에서 군인의 신체 능력을 보다 향상할 수 있어서 안전과 효율을 함께 높일 수 있는데요, 최근 Delta 항공과 미 해병대가 테스트 및 도입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습니다.

Delta 항공의 경우 공항 수하물 운반 등을 위해서 가디언 XO를 도입했으며 미 해병대는 가디언 XO를 이용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병사들의 힘을 증강하면서 보급 물자를 옮길 수 있기를 기대하는 상황입니다.

외골격 로봇 전문기업 '엑소 바이오닉스(Ekso Bionics Holdings)'는 산업 현장 작업자를 위한 상체 착용형 외골격 로봇 '에보(EVO)'를 개발했습니다. 산업 현장 작업자들은 반복적인 작업으로 목, 허리, 어깨 등 신체에 무리가 따르거나 다치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데요, 외골격 로봇 에보를 착용하면 높은 곳에 있는 물체를 조립하고 분해하는 작업에 활용할 수 있어 작업자의 피로를 덜어줄 수 있습니다.

에보 로봇은 내부에 스프링을 갖추고 있어 물건을 들어 올릴 때 5~15파운드(2.26~6.8kg)에 달하는 힘을 지원해주는데요, 에보 로봇이 상용화되면 제조업, 식음료 산업, 건설산업 등에 종사하는 작업자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웨어러블 로봇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기업 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단순한 착용감, 무게감, 안전성 외에도 인공지능(AI) 학습을 통해 착용자의 건강 상태, 편의성 제공, 에너지 효율성 등 다양한 부분에서 고객의 요구를 추측해 제품을 출시해야 하는데요, 사람이 직접 착용하는 만큼 안전성과 신뢰성에 대한 인증체계 확충과 시장 확대를 위한 보다 합리적인 가격 정착 등이 시장 성장의 키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의료 분야를 비롯해 건설 현장, 공장, 물류센터, 국방 분야 등 웨어러블 로봇의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 주목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