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최근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자동차 개발에 집중하는 가운데, 오토바이 제조업체들도 전기로 작동하는 전기바이크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전기바이크는 소음이 적고 집에서 쉽게 충전할 수 있는 데다, 무게도 가벼워 젊은 층이나 여성들에게 인기인데요, 야마하와 혼다 등 기존의 오토바이 제조업체는 물론 벤처기업까지 뛰어들어 새로운 수요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우편에 전기바이크를 보급하기로 하는 등 전기바이크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혼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은데요, 이번 포스팅에는 전기바이크로 비즈니스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혼다의 경영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2017년 혼다는 일본우편과 전기바이크 공급에 관한 업무제휴를 체결했습니다. 일본우편이 보유한 약 8만 5천대의 배달용 오토바이를 전기바이크로 대체해 나가도록 협약을 맺은 것이죠. 일본에서 전기바이크 시장 점유율은 전체 오토바이 시장의 약 1%에 불과한데요, 혼다는 이번 제휴를 통해 전기바이크의 확산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혼다의 아오야마 신지 이사는 "전기바이크는 기술과 비용 투자가 아직 충분하지 않지만, 이번 일본우편과의 제휴는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혼다가 일 본유 편과 전기바이크 공급 협약을 맺은 것은 단지 전기바이크 판매 확대만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더 중요한 목적이 있는데요, 바로 바이크사업의 '서비스화'입니다. 일본우편과의 협업에는 혼다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혼다 비즈링크'를 실제로 사용해보려는 계획이 담겨 있습니다. '비즈링크'는 GPS를 이용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차량의 위치를 파악하고 주행 내역을 관리하는 시스템인데요, 무선통신,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서비스입니다. 효율적인 배송 루트를 제안하거나 제한속도 초과 시 이를 알려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 베테랑 우편배달부들이 이용하는 우회루트의 노하우나 통행 시 주의점에 대한 데이터도 축적할 수 있죠. 혼다의 계획은 이렇게 비즈링크가 데이터를 축적하면 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전기바이크를 '데이터 수집 단말기'로 이용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말이죠. 실제로 혼다는 바이크라는 상품만 파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식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려 하고 있는데요, 전기바이크 비즈니스에 '서비스화'라는 개념을 추가했습니다. 데이터 정보를 활용한 컨설팅 서비스는 물론 우체국에 전기바이크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소 설치로 정비시스템을 제공하는 것까지 바이크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입니다.
물론 전기바이크 시장은 아직 채산성이 확보되지 않은 시장입니다. 전기바이크는 일본에서 일 년에 겨우 수천 대가 생산되고 있을 뿐이며, 바이크의 종류도 야마하의 'E-Vino'와 스즈키의 'e-Let's', 그 외 벤처기업이 생산하는 소수의 제품이 전부인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크 업계가 전기바이크를 주목하는 이유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 때문입니다. 환경규제가 갈수록 엄격해짐에 따라 가솔린으로 움직이는 바이크는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전기바이크는 전지를 비롯한 몇몇 부품이 양산되면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장래가 유망합니다. 때문에 혼다는 전기바이크의 성능 개선과 기술력 향상, 시장 확대를 위해 2016년 10월 경쟁사인 야마하와도 손을 잡았습니다. 전기바이크의 주행거리, 충전시간, 주행성능 개선 등 여러 개발 업무에서 야마하와 서로 협력하기로 한 것이죠.
이와 동시에 혼다는 동남아시아에서 차량 공유사업을 하고 있는 '그랩'과도 제휴를 맺었습니다. 그랩은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주행비용이 낮고 유지보수가 쉬운 전기바이크는 차량공유사업에 적합합니다. 혼다는 향후 전기바이크를 공유경제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베트남, 태국 등 자전거와 오토바이의 수요가 많은 동남아시아로 전기바이크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죠. 계획대로 우편배달업무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게 되면 전기바이크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미국의 싱크탱크인 리싱크엑스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경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전기자동차가 전체 자동차의 60%를 차지할 것이라고 합니다. 가까운 미래에 전기자동차와 전기바이크가 지금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나 바이크를 대체할 것이라고 가정하면, 업계는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어야겠죠. 혼다는 전기바이크의 서비스화를 준비하며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혼다처럼 기업의 내외부 역량을 활용해 미래의 비즈니스 기회를 끊임없이 개척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