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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패밀리기업이 많은 나라라고 하면 어디가 떠오르십니까? 아마도 일본, 중국 같은 동양권 국가가 생각나실 텐데요. 그런데 의외로 유럽에서 많은 패밀리기업이 경제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 패밀리기업의 비중이 일반기업보다 더 높을뿐더러 프랑스, 독일의 경우는 패밀리기업의 비중이 60%를 상회하고 있죠. 경영성과도 양호한데요. 유럽의 패밀리기업은 매출, 고용, 기업가치, 투자 등에서도 비 패밀리 기업과 비교해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더욱이 유럽의 패밀리기업들은 장수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창업한 지 200년 이상 된 장수 기업수를 따져 보면 일본을 제외하고 유럽권 국가들 이상 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돕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유럽에서는 이런 패밀리기업을 키워내고 있는 걸까요? 그 핵심은 교육에 있는데요. 오늘은 유럽 패밀리기업의 교육에 대해 포스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패밀리기업이 장수하기 위한 조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후계자도 그중 하납니다. 기업은 창업자의 후계자, 그 후계자의 후계자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유럽의 패밀리기업은 후계자가 어렸을 때부터 그 기업의 영속에 필요한 요체가 주입될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걸로 유명합니다. 실제로 후계자가 기업을 이어 받았을 때, 준비가 충분히 이뤄진 상태를 만드는 거죠. 1923년에 창업한 판금가공기계 제조업체, 독일의 트럼프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현재 트럼프의 대표이사는 마티아스 카 뮬러입니다. 그는 트럼프 창업 패밀리는 아니었지만, 고등학교 때, 패밀리의 일원이자 부인인 니콜라 라이빙거 카 뮬러와 사귀면서 트럼프가와 연을 맺기 시작했는데요. 그리고 그때부터 언젠가는 트럼프의 경영을 맡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니콜라의 부친과 그런 이야길 했었기 때문이죠. 마티아스가 본격적으로 경영자 교육을 받기 시작한 것은 대학 졸업 후였는데요. 니콜라의 부모의 의향에 따라 그는 독일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보쉬에 입사하고, 이후 보쉬 일본법인에서도 일하면서 일본 제조업의 경쟁력에 대해 경험하게 되죠. 이 경험은, 후에 트럼프의 재산이 됩니다. 마티아스가 독일로 되돌아 왔을 때는 독일이 통일되고 불황이 계속되던 시기였는데요. 트럼프도 여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죠. 그때, 마티아스는 일본에서 경험한 카이젠 시스템을 트럼프에 도입합니다. 예컨대, 많은 부품이 조립대 위에서 흘러가면 제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수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생산라인 프로세스로 바꿔 고객 맞춤형 유연 생산체계를 체질화한 겁니다. 이를 통해 트럼프는 원가절감과 품질경영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어렵지 않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죠.
그렇다면, 패밀리기업에 후계자만 중요한 것일까요? 그런 것은 아니죠. 기업에 대한 조직원들의 강한 정체성도 중요합니다. 유럽에서는 듀얼시스템을 통해 이 정체성을 정립합니다. 듀얼시스템은 쉽게 말해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이 듀얼시스템 교육기관에서 현장 기술을 동시에 배우는 것인데요. 우리나라의 일-학습 병행제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살펴보면 큰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듀얼시스템을 잘 활용하고 있는 독일 자동차 부품 제조 기업 쉐플러를 통해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쉐플러는 기업 내에 학교가 있습니다. 교육을 받고 싶은 학생은 14살에 이 학교에 입학해, 일주일에 2~3일은 여기에서 부품을 만드는 가공 기술 등을 배우고 그 외의 날에는 일반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정규 교육을 받습니다. 그리고 회사는 교육 수료자 중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은 전원 고용을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수료식에는 매년 반드시 참가하는 쉐플러의 실권자이자, 창업자의 부인인 마리아 엘리자 베이트 쉐플러 투만은 훈련생으로부터 어마어마한 환성을 받습니다.
입사 전부터, 창업가족과 훈련생의 유대감이 끈끈하게 이뤄지는 셈이죠. 이런 듀얼시스템은,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데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2008년 마리아가 쉐플러의 3배에 달하는 규모를 가진 컨티넨탈사를 인수한 직후, 리먼쇼크로 거액의 부채와 성과 부진으로 곤경을 처할 때도, 그 결정을 나쁘게 이야기하는 직원은 없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오너가 어떤 결정을 해도 우리들은 오너를 존경하기 때문에 신뢰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죠. 한국은 흔히 부자는 3대를 못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패밀리기업들이 장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유럽의 패밀리 기업은 그 영속성은 물론이고, 장수기업이 되도록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 사회적으로 인정까지 받고 있습니다. 우리기업들도, 유럽의 패밀리 기업의 비결을 한 번 곱씹어 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