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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미국의 ‘무브온(Move On)’이라는 단체를 아십니까? 일반 시민의 정치 조직화를 위한 네티즌 정치단체인데요. 1998년 9월, 빌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반대 청원운동을 계기로 시작됐습니다. 처음 시작한 사람은 콜로라도 주민 단 두 명에, 비용은 약 100달러밖에 들지 않았죠. 주요 수단은 인터넷과 전자메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운동은 시작 4개월 만에 약 50만 건에 이르는 메시지를 의회에 보낼 정도로 확산되었고, 결과적으로 클린턴은 탄핵을 모면합니다. 이런 네티즌의 활동은 정치적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무브온은 2007년 페이스북의 광고 플랫폼인 비컨(Beacon) 논쟁에 개입했었죠. 비컨은 온라인 쇼핑 등 개인의 모든 활동을 친구들에게 그대로 보여주는 애플리케이션인데요. 무브온은 개인정보보호를 주장하며 비컨 반대운동에 동참했고, 채 열흘이 되기 전에 5만 명이상이 이 운동에 참여했죠. 결국 페이스북은 사과문을 올렸고, 비컨 기능을 수정합니다. 이처럼, 정부는 물론, 기업도 대중에게 잘못 보였다가는 크게 낭패를 당 할 수도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 형성과 우호적 사회분위기 조성이 매우 중요해졌죠. 오늘은 기업에 우호적인 사회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퍼블릭 어페어즈 활동에 대해 포스팅하겠습니다.

 

홀푸드마켓은 미국인이 사랑하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1981년, 홍수로 홀푸드마켓 1호점이 물에 잠겼을 때, 단골고객과 지역주민, 상품 공급자와 채권자까지 찾아와 매장 복구를 도왔던 이야기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죠. 왜 미국인들은 홀푸드마켓을 사랑할까요? 홀푸드마켓의 PA활동이 큰 몫을 했는데요. 홀푸드마켓은 기업에 우호적인 분위기 형성을 위해 ‘건강한 음식, 건강한 사람, 건강한 지구‘라는 모토를 가지고 홍보에서부터 사회공헌까지 일관된 PA활동을 유지했습니다. 철저한 품질관리로 건강한 식자재 공급에 힘쓰고, 미국인들의 건강한 식습관 만들기에 앞장서며, 직원 복지 보장은 물론, 꾸준한 사회공헌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해 온 겁니다. 또한 이런 활동들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객에게 홍보하고 소통하는 것 역시 우호적 분위기 형성을 위한 PA의 일환이죠, 실제로 홀푸드마켓의 마케팅 비용은 업계 평균의 20%밖에 되지 않는데요. 마케팅 비용 중 90%는 각 매장에서 알아서 지출하는데, 대부분의 비용을 공동체 봉사활동에 사용하지요. 꾸준한 활동으로 대중들 사이에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으니, 진짜 홍보는 고객과 직원, 공급자, 공동체, 언론에서 무료로 해주고 있는 겁니다.

 

아마 여러분의 기업에서도 긍정적 기업 이미지 형성과 대중의 우호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홍보와 사회공헌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으실 텐데요. 그렇다면 이런 활동들을 할 때,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가장 먼저 기억할 것은 평소에 꾸준히 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평소 사회적 역할에 무관심하던 기업이, 어떤 문제가 발생해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고 나면 사회공헌 계획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요. 대개의 경우, 많은 돈을 기부하는 형태죠. 물론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겠지만, 요즘 대중들의 수준이 만만치 않아서, 속 보인다 어쩐다며 구설수에 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도 기부를 시작한 시점이, 1994년 이후 독점행위 등으로 정부와 시장의 공격과 언론의 보도가 증가하는 시점과 비슷했던 까닭에 의도적인 사회공헌이라는 지탄을 받기도 했죠.

 

다음으로는 진정성이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기업들의 홍보 및 사회기여는 홍보 따로, 사회기여 따로, 일관성이 없습니다. 게다가 사회적 기여는 불우이웃 돕기 성금, 연탄 나르기, 김장 담기처럼 비슷비슷한 내용이어서 연말 등 특정 시기에 의례적으로 하는 행사처럼 느껴지기까지 하죠. 한마디로 감동이 없다는 겁니다. 이렇게 해선 시간과 돈을 들여도 사회적 인정을 받기 어렵죠. 때문에 대중들이 의미를 느끼고 감동을 받을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감동, 어떻게 줘야 할까요? 우선 회사의 아이덴티티와 맞는 활동이어야 하고요, 이를 꾸준히 지속해야 합니다. 화장품 판매회사 에이본의 주 고객들은 30대에서 50대 여성들입니다. 때문에 에이본의 사회공헌은 30대에서 50대 여성들에게 발병률이 가장 높은 유방암을 퇴치하는데 집중하죠. 에이본은 1998년부터 꾸준히 미국 여러 도시에서 ‘유방암 퇴치를 위한 걷기 대회’를 개최, 지원하고 있고요 “여성건강을 위한 세계 기금”의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에이본 유방암 십자군”을 통해 유방암에 대한 연구를 지원합니다. 뿐만 아니라, 가난하고, 나이 든, 소외계층 여성들에 대한 치료서비스도 제공하죠. 이를 통해, 자신들은 여성을 상대로 이익만 남기는 회사가 아니라 여성들의 건강한 삶과 행복을 추구하는 회사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어필하는 겁니다.

 

한편 코카콜라는 아이들의 치아를 손상시킨다는 의료계 지적을 의식해서 지난 50년간 아이들을 타깃으로 한 광고와 마케팅을 일절 하지 않았고요, 대신 아이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활동, 청소년 건강지원 프로그램 등에 PA의 초첨을 맞춤으로써 아이들의 건강과 삶의 질까지 생각하는 기업 이미지를 추구했습니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는 화학제품 제조회사들의 PA활동이 환경보호활동에 집중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너무나 잘 아시겠지만 기업이나 단체에 대한 우호적 여론이 하루아침에 형성되지는 않습니다.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PA 활동, 오늘부터라도 바로 시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