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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반 대중들에게 낯설었던 언더아머 브랜드는 이제 나이키, 아디다스 등과 같이 스포츠웨어를 찾는 어떤 소비자에게나 친숙하고, 로열티 높은 탄탄한 고객층을 확보한 대표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26분기 연속 20% 이상 고속 성장을 이어갔죠. 그런데 이런 성장을 이어가던 언더아머는 2017년부터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했고, 2020년 1월에는 창립자겸 최고경영자인 케빈 플랭크가 사임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의 경영위기에 직면했습니다. 2014년 한때 아디다스를 제치고 북미 스포츠 2위로 올라서는 등 스포츠웨어계 최고의 라이징 스타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언더아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오늘은 언더아머의 성장과 위기에 직면하게 된 세 가지 원인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언더아머는 미국 미식축구 선수 출신 케빈 플랭크가 1996년 창업한 회사입니다. 선수 시절 평소 땀이 많았던 플랭크는 수분 흡수가 뛰어난 합성 섬유를 적용해 운동용 상의 '베이스레이어'를 제작했는데요, 전문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사업을 빠르게 확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히트 기어', '콜드기어' 등의 새로운 아이템과 속옷 라인, 슈즈 라인도 갖추며 토털 스포츠 브랜드로 거듭나기 시작했죠. 언더아머는 스테판 카레나 프로골퍼 조던 스피스 같은 재능 있는 선수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전부터 적극 후원했는데요, 이 선수들의 성공 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언더아머는 '잠재 운동역량을 끌어올리는 브랜드'로 인식되었고, 사업을 크게 확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2017년부터 언더아머는 성장에 제동이 걸렸는데요, 2019년 매출은 전년 대비 단 1% 성장에 그쳤고, 2015년 한때 50달러선을 구가하던 주식은 2020년 2월 기준 16달러로 하락했습니다. 언더아머는 무엇을 놓치고 있던 것일까요?

 

첫 번째로 언더아머는 트렌드 선도에 실패했습니다. 더 이상 최신 트렌드를 만들어내지도 못했고 심지어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도 실패했습니다. 새로운 기능성 의류를 창출한 '혁신자'라고 불리던 언더아머는 과거 성공 공식인 기능성 의류의 '퍼포먼스'만을 고집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스포츠복을 일상에서 즐겨 입는 '애슬레저 룩'이 트렌드로 부상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비하라는 내외부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언더아머는 기능성에만 집중했습니다. 시장의 움직임에 둔감했던 것이죠. CFRA Research의 애널리스트 카밀리 라 야누세브스키는 언더아머 의류를 지적하며 "언더아머가 애슬레저 트렌드를 따라가는데 뒤쳐졌고, 나이키와 룰루레몬과의 경쟁에서 시장 점유율을 크게 잃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언더아머의 북미시장 의류들이 현재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밀레니얼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한 결과로도 이어졌는데요. 파이퍼 제프리 조사에 의하면 '밀레니얼들이 선정한 절대 사지 않을 브랜드 1위'에 뽑히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습니다. 반면, 아디다스는 래퍼인 칸예 웨스트, 디자이너인 스텔라 맥카트니 등과 손잡고 애슬레저 트렌드를 집중 강화해 결국 언더아머에게서 북미 2위 스포츠웨어의 자리를 탈환했습니다.

 

언더아머가 위기를 맞은 두 번째 이유는 DTC, 즉 '소비자 직접 서비스' 구축에 소홀했다는 점입니다. 언더아머는 제품의 전문성 강조를 위해 스포츠 전문용품점인 스포츠 오소리티, 스포츠 살렛 등을 주요 판매채널로 활용했는데요. 이로 인해 자사만의 독립적이고 차별화된 채널을 구축하는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결국 스포츠 전문용품점의 경영위기는 언더아머의 위기로 직결됐죠. 2017년 스포츠 오소리티의 파산으로 언더아머는 매출에 직접적 타격을 받게 되었고, 방어에 급급한 나머지 콜스, DWS 등 중저가 할인매장과 각종 아웃렛에 집중적으로 진출해, 결과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치밀하지 못한 디지털 전략도 언더아머 성장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언더아머는 2015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서두르기 위해 '커넥티드 피트니스'라는 디지털 전략을 구사했는데요, 제품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고객별 건강 정보를 수집해 건강 관련 트렌드, 상품, 건강관리 활동 등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이를 위해 언더아머는 다수의 M&A를 진행했는데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MapMyFitness, MyFitnessPal, Endomondo 등 유사 피트니스 앱 3개를 약 7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이런 앱들이 기존 언더아머의 사업역량과 적절히 연결되지 못해 결국 사업에 타격을 입혔죠. 언더아머의 전현직 직원들도 회사가 익숙하지 않은 분야에 대해 너무 빠르게 일을 진행하려 했다는 점을 실패 원인으로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2016년 초에는 디지털화를 위해 건강 및 피트니스 관리 종합 패키지로 피트니스 밴드, 심박계, 스마트 체중계로 구성된 '언더아머 헬스 박스'를 출시했지만, 실적 부진으로 2017년 11월 이후 해당 번들의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지금까지 언더아머가 위기에 빠진 이유를 포스팅해봤습니다. 차별화한 제품으로 시장 진출에 성공해도 시장 변화를 읽지 못하면 얼마나 쉽게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지 언더아머의 부진이 잘 말해주고 있는데요, 언더아머는 2020년 1월 최고 운영책임자인 패트릭 프리스크를 새 CEO로 임명하며 새롭게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The Only Way is THROUGH, 오직 돌파!’가 바로 그것인데요, 언더아머가 자신들의 캠페인을 얼마나 잘 실현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